1. 첫 제네바 시내.
비행기 타고 떨어진 뒤로 CERN을 처음 벗어났다. 전차를 한 번 타고, 버스를 한 번 타고 도착한 제네바 시내는 참 아름다웠다. 그리고 친근하기도 했다. 스웨덴 때문일까, 유럽은 낯선 곳이 아닌 집같은 포근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크고 납작한 돌들이 깔린 도로와 200년은 됨직한 구시가지를 가진 도시에 왔다.
2. Kebab.
터키 축구팀을 응원하려면 터키 음식을 먹어야된다? 어쨌든 제네바 시내에 가자마자 처음 한 건 케밥을 먹는거였는데, 오 맛있었다. 의외로 터키 사람들 사이에서 이 케밥이 맛이 있냐, 없냐에 대한 논란이 일어났지만 뭐 나는 굉장히 맛있었던 것 같다. 아, 또 나가고 싶다. 카페테리아 밥도 맛있지만 오래 먹다보면 질린다. 이건 아무리 맛있는 카페테리아여도 어쩔 수 없다.
여기에 짧은 에피소드 하나. MIT에서 CERN으로 온 다수의 교수/학생들중 Steve가 둘이 있는데, 하나는 대학원생 Steve이고 다른 하나는 교수 Steve Nahn이라는 사람이다. 케밥을 먹던 도중 친구가 Steve하고 전화를 하면서 우리가 케밥 먹고 있다는 얘기를 하길래 아, 그 대학원생 오는구나. 걔 좀 성격 희한하던데 쩝. 하고 생각하고 있던 와중에 내 앞에 툭 나타난건 Steve Nahn. 아놔, 대학원생이면 몰라도 나같은 학부생들은 아직 자기 가르치는 교수가 앞에 툭 나타나면 2%는 떨린다고. 덕분에 먹던 케밥 역류하실 뻔 했다.

3. Lalalalalalalalala, la Turkiye, lalalalalalalalala, la Turkiye!
사실 포르투갈이 이길 줄은 알았다. 경기 시작 전에 라인업만 보아도 네임밸류의 차이가 너무 크게 났다. 그래도 터키 친구들과 함께 목이 터져라 터키를 응원하는 건 굉장히 재미있는 일이었던 것 같다. 제네바 시내 광장에서 큰 스크린으로 경기를 중계해줬는데 포르투갈 서포터, 터키 서포터 할 것 없이 다들 모여서 놀았다. 축구는 경쟁임과 동시에 하나의 큰 축제다. 그게 유로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기도 하고.

4. Afterwards
열 여덟이다. 적어도 유럽에선 이제 어딜 가도 되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축하해주던 바에서 나는 사알짝 알싸한 회상에 잠겼다. 아, 이제 산 만큼만 더 살면 나는 아빠가 되는구나. 심각하다. 이런 생각을 함과 동시에 내가 마시던 모히토에서는 석유맛이 났다. 같이 간 여자들만 아니었어도 화 낼 뻔 했지만, 뭐 사실 석유맛이 나던 라임맛이 나던 열 여덟번째 생일이 저물어가는 마당에 마신 모히토에는 의미가 있는 것 아니겠나.
그렇게 맥주향 나는 제네바 강변을 친구들과 걸어다니다가 내 열 여덟번째 생일이 지나갔다.
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 나중에 아들한테 얘기해주지.
비행기 타고 떨어진 뒤로 CERN을 처음 벗어났다. 전차를 한 번 타고, 버스를 한 번 타고 도착한 제네바 시내는 참 아름다웠다. 그리고 친근하기도 했다. 스웨덴 때문일까, 유럽은 낯선 곳이 아닌 집같은 포근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크고 납작한 돌들이 깔린 도로와 200년은 됨직한 구시가지를 가진 도시에 왔다.
2. Kebab.
터키 축구팀을 응원하려면 터키 음식을 먹어야된다? 어쨌든 제네바 시내에 가자마자 처음 한 건 케밥을 먹는거였는데, 오 맛있었다. 의외로 터키 사람들 사이에서 이 케밥이 맛이 있냐, 없냐에 대한 논란이 일어났지만 뭐 나는 굉장히 맛있었던 것 같다. 아, 또 나가고 싶다. 카페테리아 밥도 맛있지만 오래 먹다보면 질린다. 이건 아무리 맛있는 카페테리아여도 어쩔 수 없다.
여기에 짧은 에피소드 하나. MIT에서 CERN으로 온 다수의 교수/학생들중 Steve가 둘이 있는데, 하나는 대학원생 Steve이고 다른 하나는 교수 Steve Nahn이라는 사람이다. 케밥을 먹던 도중 친구가 Steve하고 전화를 하면서 우리가 케밥 먹고 있다는 얘기를 하길래 아, 그 대학원생 오는구나. 걔 좀 성격 희한하던데 쩝. 하고 생각하고 있던 와중에 내 앞에 툭 나타난건 Steve Nahn. 아놔, 대학원생이면 몰라도 나같은 학부생들은 아직 자기 가르치는 교수가 앞에 툭 나타나면 2%는 떨린다고. 덕분에 먹던 케밥 역류하실 뻔 했다.

3. Lalalalalalalalala, la Turkiye, lalalalalalalalala, la Turkiye!
사실 포르투갈이 이길 줄은 알았다. 경기 시작 전에 라인업만 보아도 네임밸류의 차이가 너무 크게 났다. 그래도 터키 친구들과 함께 목이 터져라 터키를 응원하는 건 굉장히 재미있는 일이었던 것 같다. 제네바 시내 광장에서 큰 스크린으로 경기를 중계해줬는데 포르투갈 서포터, 터키 서포터 할 것 없이 다들 모여서 놀았다. 축구는 경쟁임과 동시에 하나의 큰 축제다. 그게 유로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기도 하고.

4. Afterwards
열 여덟이다. 적어도 유럽에선 이제 어딜 가도 되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축하해주던 바에서 나는 사알짝 알싸한 회상에 잠겼다. 아, 이제 산 만큼만 더 살면 나는 아빠가 되는구나. 심각하다. 이런 생각을 함과 동시에 내가 마시던 모히토에서는 석유맛이 났다. 같이 간 여자들만 아니었어도 화 낼 뻔 했지만, 뭐 사실 석유맛이 나던 라임맛이 나던 열 여덟번째 생일이 저물어가는 마당에 마신 모히토에는 의미가 있는 것 아니겠나.
그렇게 맥주향 나는 제네바 강변을 친구들과 걸어다니다가 내 열 여덟번째 생일이 지나갔다.
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 나중에 아들한테 얘기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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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bday! 열여덟, 난 스물하나인데 이제 하하
2008/06/10 14:41미국에선 이제 어딜 가도 되는 나이는 아니지... 미국에서 술마시려면 3년이나 더있어야..하하
전화를 안받는다 했더니 미국이 아니었군!
우와 생일 축하해요! 듣기만 해도 재밌었을 게 상상돼요.
2008/06/13 09:07근데 열여덟살 생일을 모히토로 축하하다니.ㅋㅋㅋ
CERN에 가서는 어떤 일 하는거예요?
윽.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2008/06/18 13:42+ㅁ+ 모히토가 뭔지는 모르겠지만ㅋ 저는 10년안에 엄마가 될지도 모르는데 선배님은 좀 많이 남으셨네요?ㅋㅋㅋ
딸은......?ㅋㅋ
2008/09/18 16:12오래된 포스팅이네. 에. 터키 케밥은 맵더라 야..
2009/08/02 03:54